(중부시사신문) 한국 여성시를 대표하는 신달자 시인이 지난 19일 양평군 서종면에 위치한 황순원문학촌 소나기마을에서 열린 ‘2025 소나기마을 문학교실’에서 삶과 문학에 대해 특별 강연을 진행했다.
소나기마을의 연간 행사로 마련된 이번 ‘신달자 시인과의 만남’은 ‘인생에는 쓴맛은 없다’를 주제로 진행됐다. 강연에 앞서 문학교실 회원들은 시인의 대표 작품인 '그리움', '소', '백치 애인'을 낭독하며 환영의 뜻을 전했고, 강연 후에는 김종회 촌장(한국문학관협회 회장, 문학평론가)의 사회로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이날 행사에는 문인과 독자 등 80여 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보였다.
신달자 시인은 “나이가 든다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경험을 거치는 과정”이라며, “과거에는 인생이 온통 ‘쓴맛’뿐이었다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그 쓴맛이 오히려 오늘의 자신을 만든 원동력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좋아하는 말은 ‘괜찮아, 다 잘 될 거야’라고 밝히며, 그 말에 담긴 사연을 진솔하게 전했다. 중환자실에 있던 남편과 반신불수였던 시어머니를 동시에 간병하던 시기, 친정어머니의 전화에 무심코 화를 냈던 일이 있었다고 한다. 그때 어머니는 “그래도 니는 꼭 될 끼다”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그날 세상을 떠나셨으며, 시인은 이후 어머니의 마지막 말에 의지해 수많은 인생의 고비를 견뎌냈다고 전했다.
신달자 시인은 1973년 첫 시집 '봉헌문자'를 시작으로 '겨울축제', '모순의 방', '아버지의 빚', '열애', '간절함', '저 거리의 암자' 등을 펴내며 활발한 창작 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수필 '백치 애인'과 소설 '물 위를 걷는 여자' 등 여러 베스트셀러를 남겼다.
한편, ‘소나기마을 문학교실’은 매주 목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앞으로 정호승 시인, 배우 배종옥, 이순원·윤대녕 소설가, 조지은 옥스퍼드대 교수 등의 강연이 예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