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사신문) 보령시는 ‘광주안씨 고문서’ 49점이 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신규 지정된다고 밝혔다.
이번에 지정된 광주안씨 고문서는 과거 재실이 공군사격장으로 편입되면서 건물을 철거하던 중 용마루에서 발견된 문서들이다. 16세기 중엽부터 18세기 후반까지 작성된 130여 점의 다양한 문서가 외부로 흩어지거나 분실되지 않고 온전하게 수습되어 2016년 보령박물관에 기탁됐다.
이번에 지정된 49점은 조선 중기 인물인 안대진(安大進, 1561~1605)을 비롯해 그의 조부인 안사탁(安士擢, 1510~1578), 아버지인 안공필(安公弼, 1537~1590), 아들인 안우명(安遇明, 1593~1664)과 관련된 주요 문서들로 구성되어 있다. 임진왜란 이전의 교지, 준호구, 차정첩, 시권, 홍패, 17세기 공신책록 관련 자료가 포함되어 학술적·문화유산적 가치가 매우 높다.
* 교지(敎旨): 조선시대 왕이 관직을 내리는 문서
* 준호구(準戶口): 호구장적 내용을 인증하기 위해 관에서 발급하는 문서
* 차정첩(差定帖, 차첩): 조선시대 관아의 장이 무록직 속관을 임명하면서 발급한 문서
* 시권(試券): 과거 응시자들이 제출한 답안지 혹은 채점지
* 홍패(紅牌): 문과·무과의 전시 급제자에게 발급한 급제증서
안대진은 1586년(선조 19) 문과 중시에서 병과 1위로 급제한 인물로, 임진왜란 당시 선조를 호종(扈從)하고, 이덕형의 종사관이 되어 외교 문서를 작성하는 등 공을 세웠다. 1596년(선조 29)에는 아산현감으로 재임 중 이몽학의 난을 진압했으며, 임진왜란에 참전한 명나라 계금장군을 칭송하는 ‘보령 유격장군청덕비(충청남도 유형문화유산, 2000년 지정)’의 비문을 짓는 등 문장가로서의 면모도 갖추었다. 그의 사후 선무(宣武)·호성(扈聖)·청난(淸難) 등 3개 부문 모두에 원종훈(原從勳) 1등에 녹훈(錄勳)되고, 이조참판과 가선대부(嘉善大夫)에 증직됐다.
특히 1586년 안대진이 문과 중시에 급제하면서 제출한 시권 2점과 합격 증서인 홍패 2점은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유물이다. 또한 안대진이 임진왜란 이후 원종공신에 책록되면서 받은 본인을 비롯해 아버지와 처에게 추증된 교지는 역사적 가치가 크다.
이번에 지정된 고문서 중 안대진 사후에 받은 호성원종공신 1등 추증 교지에는 ‘진충보국(盡忠報國)’과 ‘만세보령(萬世保寧)’이라는 문구가 가필되어 있어, ‘만세보령’이라는 지명의 유래와도 연결되는 보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지역에서 전승된 고문서가 도 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시민 모두의 자랑”이라며 “앞으로도 지역 고유의 유·무형 자산을 적극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보존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안씨 고문서는 6월 20일 지정고시됐으며, 이로써 보령시에는 광주안씨 고문서를 포함하여 57개소의 국가·시도유산, 8개소의 시 향토유산, 5개소의 전통사찰이 지정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