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면적 2배 배꽃구름의 특별한 유혹, 이번 주말(24~25일)이 절정
․봄구경에 들뜬 마음, 위로하고 보하는 음식여행으로 마무리
계절의 여왕, 5월이 코앞이지만, 겨울과 봄 사이를 오락가락하는 불순한 기온과 나라 안팎의 어둡고 험한 일들을 보며, 따사로운 봄볕을 있는 그대로 느끼기란 좀처럼 쉽지 않은 '봄 같지 않은 봄'이다.
허나, 인간사 어찌 풀리든 무심한 자연은 모르는 듯 다 아는 듯, 제 갈 길만 간다. 생명은 생명을 다할 때까지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고 볕을 향해 얼굴을 드는 것이 남은 시간동안 '반드시 해야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안성의 5대 브랜드인 '안성마춤 쌀, 한우, 배, 포도, 인삼' 가운데 하나인 안성배는 과즙이 많고 당도가 높다. 그래서 안성에는 배밭이 많다. 수령이 230년 된 배나무도 있다. 안성시에서는 토양관리에서 시비, 봉지 씌우기, 수확, 저장, 선별, 포장까지 표준화된 매뉴얼로 관리해 '안성맞춤' 브랜드에 대한 책임을 진다.
여의도 두 배 면적의 규모에 눈처럼 달린 배꽃은 따로 구경이랄 것 없이, 이맘때 안성 어디쯤인가를 달리다 보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대덕면 모산리와 소현리를 잇는 8만여 평의 배밭 단지 그리고 공도의 정봉마을과 언덕길이 좋다.
배밭 어디에서 셔터를 눌러도 실패 없는 사진이 된다. 멀리에서 보면 꽃한송이처럼 보여도 렌즈를 당겨보면 꽃송이가 적어도 7, 8개는 붙어 있다. 이들 중 꽃으로 각광받는 것은 첫째, 둘째 피는 성질 급한 꽃들이고, 중간에 피는 꽃들 중에서 배가 나온다고 한다. 차분한 꽃들이 비로소 결실을 맺는 모양이다.
안성의 배꽃은 이번 주말(24~25일)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봄나들이 제안 하나 더, 안성의 배밭 단지 근처에는 매머드급 청보리밭이 있다.
내년 2월에 완공 될 안성 '팜랜드' 안에 펼쳐진 보리밭 구릉은 하늘과 맞닿아, 청록의 아름다움을 지면으로 뿜어낸다. 보드라운 황토흙 위에 자라난 순록(純綠)의 보리밭은 어른들에겐 추억을, 아이들에겐 색다른 체험을 선사한다.
청보리밭 길은 걸어도 좋고 차를 타고 느린 속도로 달려 보는 것도 좋다. 단 해가 좋은 날이라면 한 낮은 피하든지 모자나 양산 등, 햇볕 가리개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
팜랜드 안에는 승마장도 구비되어 있어, 관광객들을 기다린다. 팜랜드는 농촌과 도시가 소통하는 공간으로 관광객에게는 대자연의 치유를, 농촌에는 새로운 경쟁력을 구비한다는 모토아래 조성되고 있으며, 농협중앙회와 경기도, 안성시에서 모두 314억원이 투입된 경기권 일대의 규모 있는 '농어촌테마공원'이다. 현재로써는 청보리밭, 승마장 등을 체험해 볼 수 있다.
내가 나비인지 나비가 나인지 모르겠다던 장자의 호접지몽(胡蝶之夢)처럼 아지랑이와 몽롱함 사이에 봄날이 지나간다. 다만 어떤 여행에서도 빠질 수 없는 음식의 갈구에서 더 이상 우리는 나비가 아님을 깨닫는다. 배밭 가까운 곳에 많기도 많은 음식점이지만, 검증된 2곳을 소개한다.
하나는 21년의 동안 한 해 평균 100만 명의 방문자가 찾아온 '김치 없는 부대찌개' 모박사 부대찌개다. 중앙대 캠퍼스 앞에 위치해 있으며 가족경영, 발명특허, 무공해 식재료 등 매스콤에 오르내린 소문만큼 실망하지 않는 곳이다.
다른 한 곳은 역시 중앙대 안성 캠퍼스 입구 근처에 있는 '해석정'으로 숯불갈비와 게장 백반은 일미중의 일미, 일흔이 훌쩍 넘은 주인장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게 고운 얼굴과 인심, 무엇보다 손 맛이 다시 찾게 만드는 곳이다. 두 곳 모두 청보리밭과 배꽃에 들떴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길을 짚어 돌아갈 에너지를 돌려준다.
-청보리밭 관광문의 (031-8008-3615)
-배밭 관광문의 (031-677-1330)
-모박사 부대찌개 (031-676-1508)
-해석정 안성마춤쌀밥집 (031-675-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