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김학규시장칼럼] 진짜 욕심쟁이는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세상에서 가장 큰 장사꾼

춘추전국 시대 정나라에 자산(子産)이라는 뛰어난 정치가가 있었다. 그의 정치력은 공자도 높이 평가한 적이 있다. 그는 나라의 녹을 받는 벼슬아치는 아무리 작은 뇌물이라도 절대 받아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하루는 손님이 찾아왔다. "나으리, 요전에 생선을 보내 드렸었는데 되돌려 보내셨더군요. 아마 생선을 잡숫지 않으시나 봅니다." "생선이야 좋아하지요." "그렇다면 왜 돌려 보내셨습니까?" "마음이 괴로워서 그랬습니다." "생선 한 마리쯤이 무슨 뇌물이 되겠습니까?" "까닭 없이 남에게서 받은 물건이 뇌물이 아니라면 무엇이 뇌물이란 말이오? 나중에 내가 대부 자리를 내놓고 국록을 먹지 않게 된다면 그때는 선생이 보내주시는 생선을 받아먹겠소. 허나 지금은 안 되오." 하였다.

 



다산 정 약용 선생께서는 <목민심서> '청심' 조항에서 말씀하기를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다. 진짜 욕심쟁이는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청렴하지 못한 사람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 라고 하였다.
 - 廉者天下之大賈也 故大貪必廉人之所以不廉者 其智短也-



애초에 재물 모으는 것이 목적이라면 장사나 사업의 길로 나서야 할 것이다. 공직을 이용해서 부정한 재물을 취하려 하는 것을 자리를 더럽히는 행위라고 하여 '독직(瀆職)'이라 한다. 그런데 시민이 낸 세금으로 녹을 받는 공직자라면 청렴을 생명으로 삼고 깨끗한 명예로서 승승장구하여 사무관도 되고 서기관, 이사관, 시장 군수도 되는 그 길이야 말로 큰 장사꾼이라는 다산 선생의 말씀이다.


 
요즘 중앙이나 지방, 주변 공직사회에서 물의를 빚고 일어탁수(一魚濁水)라는 말처럼 한 마리의 물고기가 연못 전체를 흐려 놓듯이 공직사회 전체의 인상을 흐리게 하는 사건을 보면 뇌물, 부적절한 이성 관계, 과도한 음주, 즉 삼불혹(三不惑)의 범주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결국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 가장 어렵다는 것을 증명하는 사례들이다. 전도가 양양한 젊은 공직자가 사고를 내고 패가망신하는 사태를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책임을 통감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의 삶이 소가 외나무 다리를 걷는 것처럼 위태하고 조심스럽다고 하여 날 생(生)자가 한 일(一)자 위에 소 우(牛)자가 결합된 글자임이 의미심장하다.

 



한 생각 잘못 일으키면 천길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 우리의 삶이다.
원래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빈손으로 왔다가 이 세상과의 인연이 다하여 세상을 떠날 때도 빈손으로 간다.

 

 

오죽하면 세계를 제패했던 알렉산더 대왕이 인도를 정복하고 병이 들어 30대의 젊은 나이에 죽게 되자 쥐고 있던 절대 권력과 부귀영화가 물거품과 같고 뜬 구름과 같다는 사실이 너무도 허무하여 유언하기를 "내가 죽거든 상여가 나갈 때 나의 두 손을 관 밖으로 내 놓도록 하라!" 고 하였다.



중국 송나라 시대 도천 야부 선생은 인생을 다음과 같이 노래했다.

 천척의 낚시 줄을 곧게 드리우니
 한 물결 일어나며 맑은 물결 따라 인다
 밤은 고요하고 물은 차서
 고기는 물지 않고
 배에 허공만 가득 싣고 밝은 달 속에 돌아온다


 

공직자로서 깨끗한 명예 하나 얻는 '세상에서 가장 큰 장사꾼'이 되는 것이 모든 공직자의 꿈이라면 결코 불미스러운 사건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나 혼자만의 공상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