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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주년 3·1절기념행사, 기흥 만세운동 새롭게 조명
처인구 원삼 좌전고개에 3·1만세운동 경관광장·기념탑 건립 추진
수지 3·1운동 기념탑 등 현상공모
용인 독립운동가 조명학술대회·항일유적지 안내책자 발간 등
용인시가 지역 고유의 역사 복원과 정신 계승사업에 나섰다. 유입인구 급증가 및 난개발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지역 정체성과 시민 자긍심을 적극 고취하기 위해서다.
오는 3월 1일 제89주년 삼일절을 맞아 용인 기흥지역 만세운동의 발자취와 김혁 장군 등 항일 운동가들의 정신을 되살리는 행사를 준비했다. 또 올해 안에 처인 좌전고개 3·1운동 기념탑 및 경관광장 조성, 수지 새마을공원 내 기념탑 조성을 마칠 계획이다. 그 밖에도 용인출신 독립운동가 조명 학술대회 개최, 항일독립운동 유적지 안내책자 발간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
서정석 용인 시장은 “3·1정신의 요체는 개혁과 쇄신이었다”며 “새로운 자주독립국가의 건설을 위해 목숨을 던졌던 항일 운동가들의 정신을 이곳 용인에서 되살리자”고 강조했다.
또 “용인은 애국계몽운동 및 근대학교 설립운동 등이 적극 펼쳐진 뿌리 깊은 항일구국 운동지역이었다”며 “용인항일지사들의 드라마틱한 발자취를 되살려 우리 청소년들에게 웅지(雄志)의 기상을 심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 3·1기념식 및 기흥 만세운동 재현, ‘김혁 공원’ 명명 고유제
올해 용인시의 3·1절 기념행사는 1919년 3월 30일 기흥구 하갈동에서 일어난 기흥지역 만세운동을 되새기기 위해 기흥구 일원에서 열린다.
용인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회장 유성희)가 주관하며 독립유공자 후손, 시민, 학생 등 500여명이 참석한다. 오전 8시 처인구 통일공원 내 용인독립항쟁 기념탑, 기흥구 하갈동에 자리한 김구식 선생 묘소에 헌화 및 참배를 마치고 오전 10시에 기흥구청 다목적실에서 3·1절 기념식을 거행한다.
식이 끝난 후 구청 광장에서 구갈초등교 입구, 녹십자 입구 대로 3거리까지 3·1만세운동을 재현하는 거리행진이 이어지며 구갈동 성지초교앞 공원을 ‘김혁공원’ 으로 명칭을 제정하는 고유제도 올린다.
용인출신으로 대한제국의 육군장교로 근무했던 김혁(1875.10.06~1939.04.23)은 대표적 독립군 부대인 신민부의 집행위원 및 신민부에서 설립한 사관학교의 교장에 임명돼 신민부 군인 양성을 위해 노력하는 등 대일항쟁에 진력한 항일운동가다. 1927년에 일경에 체포돼 7년간 모진 옥고를 치르는 등 파란 많은 생애를 보냈고 1962년에 건국훈장 국민장을 추서 받았다.
용인군지의 기록에 따르면 용인의 만세운동은 1919년 3월 21일부터 4월 20일까지 총18회 일어나 7,800여명이 참여, 41명이 검거되고 5명이 피살됐다. 21일 원삼면 주민들의 연합시위운동을 출발로 승려, 학생들이 일어났으며 29일에는 수지지역 주민이 항쟁했다. 30일에 기흥 하갈리 강가에서 김구식과 김혁의 주도로 시작된 기훙 지역의 만세운동은 300여명의 주민이 참가하는 대규모의 격렬한 시위로 발전했다. 이날의 시위로 김구식은 체포돼어 1년 6개월의 수형세월을 견뎌야 했고 김혁은 만주로 피신, 독립군 활동을 전개했다.
■ 원삼 좌전 3·1기념탑·수지 3·1기념탑 현상 공모 예정
올해 용인시는 48억3천여만 원을 들여 처인구 원삼면 좌항리 산21-1번지 외 3필지 3만4,035㎡ 부지에 3·1만세운동 공원과 기념탑 건립을 본격 추진한다.
원삼면 좌항리 좌전고개는 1919년 3월21일 용인에서 처음으로 만세운동이 시작된 지역이다. 시는 이 지역에 지난 2005년부터 기념탑 등 경관광장 조성을 추진해 왔으며 올해 상반기 내에 부지조성공사를 준공하고 광장과 기념탑, 주차장, 도로 등의 조성을 완료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해당지역 154㎡부지면적에 들어설 3·1만세운동 기념탑·조형물·기록벽에 대한 디자인·설계안에 대한 공모를 오는 상반기 내에 실시할 예정이다.
또 용인항일독립운동기념사업회는 수지구 고기동에서 시작해 수지 전지역으로 확산된 수지 3·1만세 운동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수지새마을 공원 내에도 기념탑 건립을 추진한다. 기념사업회는 3월 중에 현상공모를 실시하고 오는 7월경 기념탑 건립을 완료할 예정이다.
시는 용인지역에 항일운동의 불길이 강렬했던 역사에 비해 관내에 3·1운동 관련 기념물이 없어 해당 사업지 일대를 항일운동의 상징적 장소로 부각시켜나갈 계획이다.
■용인 항일운동의 발자취를 한 손에 - 유적지 안내책자 발간 추진
한편 용인 관내에는 3·1운동을 비롯해 항일운동의 유적지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구한말 외교관으로 활동하다가 1904년 1차 한일협약으로 조국이 자주능력을 상실하자 독약을 마시고 순국한 국은 이한응 열사(1874~1905)의 묘(이동면 덕성리), 의병 임경재 동상(양지면 평창리), 의병 오인수 3대 독립운동 기적비(紀蹟碑)와 삼악학교 터(원삼면 죽능리)등이다.
또 1905년 일제의 강압에 의한 을사보호조약 체결 후 자결한 계정 민영환 선생(1861~1905) 묘(기흥구 마북동, 경기도 기념물 제18호)도 있다.
그런가하면 대표적 친일파로 권세를 누리며 민중의 분노를 샀던 송병준의 호화저택도 처인구 양지면 추계리에 자리하고 있었다.
시는 시민들 및 관광객들이 용인지역 항일독립운동을 전반적으로 조망해볼 수 있도록 ‘독립운동 유적지 안내책자’를 발간할 계획이다.
오는 11월 예정으로 독립운동사에서 비중이 크거나 상징성이 있는 용인항일운동가들을 선정해 업적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도 개최한다. 지난해에는 11월 17일 순국선열의 날을 기념해 용인의병 투쟁활동을 조명하는 ‘100년 전 용인지역의 항일구국운동’ 학술대회와 유적지 순례 행사를 시민 호응 속에 개최한 바 있다. 또 관내 학생들에게 독립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지난 2005년부터 추진해 온 독립운동 소감문 공모전은 오는 6월에 열린다.
시 관계자는 “이름 없는 의병 등 수많은 용인 독립운동가들의 피어린 희생정신을 되살리는 심층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며 “앞으로 다각도의 사업을 펼쳐서 용인 시민들이 용인 역사를 바르게 이해하고 소중히 계승 발전해나가도록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