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과 눈높이를 같이하는 금오산 정상 약사암에 가는 그 자체가 힘들게 살고자 하는 인생의 고행이자 구도이다.
약사암은 금오산 정상 바로 아래에 있다. 그래서 구름과 같은 높이에 있어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은 몰라도 약사암을 가기 위한 발길은 매우 어렵다. 그 만큼 올라가는 길이 평탄치 않는 힘든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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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약사전이 대혜폭포 옆에 있을 줄 알고 올라왔는데 금오산 정상에 위치하고 있어 할딱고개에서 잠시 숨을 할딱이고, 자세를 다시 잡고 지금까지 온 길은 아무것도 아닌 꾸부렁한 돌과 바위 길을 올랐다.
금오산 약사전은 직지사 말사 중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사찰이다. 그래서 금오산 입구에서 최소 2시간 30분에서 3시간은 부단한 인내심을 가지고 올라가지 않으면 다다르기 어렵다.
아무리 올라가기 힘든 산이라도 산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한민국의 명산인 금오산을 다녀왔겠지만 오르고 있는 이 금오산은 역사, 산세, 유례, 전설, 경치 등 어느 것 하나 빠지는 것이 없는 속이 꽉 찬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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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능선은 '왕'(王)자 같기도 하며, 가슴에 손을 얹고 누워 있는 사람의 모습과도 비슷하다고 한다. 또 산정상에는 천연의 암벽을 이용해 축성한 길이 3.5㎞의 금오산성이 있어 선산, 지례, 김천, 개령을 지켰다.
그리고 무엇보다 금오산은 산 전체가 급경사를 이루며, 크고 웅장한 직벽바위의 위용은 하늘을 찌르고, 좁고 긴 계곡이 산 전체에 굽이굽이 형성되어 예로부터 명산으로 소문난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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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을 찾는 사람이 힘든 산행에 지치면서 굳이 정상에 올라가는 이유는 하늘 아래 구름을 타고 있는 약사암이 있기도 하지만 온통 바위뿐인 등산로에 경이로운 자연풍광과 경관을 보기 위해서 아닐까 싶다.
인내의 한계에서 다다른 정상 바로 밑에 위치한 약사암은 이미 겨울에 벗었던 옷을 다시 새 옷으로 기워 입고 녹색으로 단장했다. 약사암 내려가는 양쪽에 큰 바위가 길을 터주고, 온 산의 자연풍을 모아 폐부까지 불어 닥친다.
계단을 내려가니 수십 길 낭떠러지 바위 옆에 약사암이 위치하고 있었다. 이곳에 서는 모든 사람은 속세의 온갖 생각을 다 잊어버리고, 무아의 마음으로 새로운 세상으로 이동시켜 준다.
또, 약사암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바위 위 정상에 세워진 종각은 구미시의 중심에 위치한 듯, 온 세상을 아우르듯 아주 근사하게 위치하고 있고, 금오산의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잠시 숨을 멈추어 본다.
옆에 사람들을 보니 모두들 올라올 때 숨을 거칠게 몰아쉬고 하였는데, 이곳에서는 저마다 힘들다고 하는 표정은 어디로 가고 기쁨이 가득하고 행복감이 넘쳐흐른다.
아마 그 기쁨과 행복감은 힘들고 힘든 금오산 돌길을 힘들게 올라와서 얻은 성취감일 것이다. 힘든 걸음마다 고행의 결정체가 얼굴에 결심을 맺힌 것으로 생각되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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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이 약사암 가는 길은 인생의 모든 근심을 덜어주고, 몸에 배인 자만과 오만을 씻어주고, 힘든 고행을 통한 아름다운 인생을 새롭게 만들어주는 좋은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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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오산 약사암은 의상대사(義湘大師)가 수도(修道) 성불(成佛)한 곳이다. 전해오는 설화에 의하면 수도시 선녀가 하루 한 끼의 밥을 내려다 주어 이곳에 약사암(藥師庵)을 지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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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암 뒤는 엄청나게 큰 거대한 바위 봉우리가 하나로 이루어져 있고 이곳은 오르기는 고사하고 금수도 넘기 어려운 아슬아슬한 천애 절벽으로 아래는 천 길 낭떠러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