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수원시 정자동의 수원중부소방서. 건물 전체에 긴급상황을 알리는 마이크 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10여초 만에 2인1조가 올라탄 경기소방 앰뷸런스가 출동한다. 하루 종일 긴장감의 연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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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가 11일 일일 소방관으로 변신했다. 옷 갈아입다가 출동, 점심식사를 위해 식당에 들어오다 출동, 식사를 마치고 사과 한쪽을 입에 넣다가 또다시 출동이다.
새벽 6시부터 저녁 6시까지 12시간 체험한 김 지사가 출동한 횟수는 화재출동 3차례를 포함해 모두 10차례. 보통 야간에 70% 출동이 몰리는 평일에 비해 야외활동이 많은 휴일이라 식사할 시간도 빠듯할 정도로 톡톡히 일일 소방관 신고식을 마쳤다.
첫 출동은 동트기 전부터 시작됐다. 새벽 6시 49분 복통을 호소하는 여성의 신고를 시작으로 보일러 터짐으로 집안 침수, 축구 경기중 부상 두 차례, 자전거를 타던중 추락, 가스불을 켜놓은 아파트 화재로 각종 응급처치와 병원이송이 이어졌다.
처음엔 행동요령에 서툴러 당황스런 기색이었지만 어느새 구급차 안에서 의료기기와 용품을 능숙히 다루는 베테랑 소방관이 돼 있었다. 2인1조로 출동하면서 운전, 응급처치, 환자이송까지 모두 마쳐야 하기에 이마의 진땀을 마를 틈이 없었다.
김 지사는 “혼자 사는 노약자들에게 소방이 너무 중요하다는 걸 느꼈다. 우리 119가 도와주지 않으면 정말 큰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다”며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위험상황에서 도움을 드릴 분들은 우리 소방관이 유일한 것 같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김 지사는 “119가 우리 행정의 모범이다. 제가 늘 119를 현장행정,
스피드행정, 통합행정의 모범으로 강조하는데, 오늘 직접 체험으로 경기도의 모든 행정을 119처럼 스피디하고 현장행정으로 발전시키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지사는 “소방관들은 아직도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는데 하루 빨리 3교대로 바뀌어야 한다”며 “직접 소방관을 해보니 2인1조로 운전하고 교신하고 응급처치 이송 등 몇가지를 동시에 맡아야 하더라. 구급조당 3명 이상은 해야 되지 않겠는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소방관 대기실 환경개선은 물론 육체적으로 힘든 업무이니만큼 육식과 채식을 고루 섭취할 수 있도록 각별히 신경쓸 것을 소방서 측에 당부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바쁜 일정을 쪼개 휴일에는 택시기사, 공장 근로자, 저소득층 상담 등을 직접 체험해 온데 이어 이날은 119소방 체험에 나섰다. 매일 오전 9시에 24시간 근무교대를 하는 소방관들은 1년 내내 명절 휴일 밤낮없이 근무하는 스피드 현장행정을 하고 있다는 점을 취임 이후 내내 강조하며, 도내 모든 시군 소방서 설치와 지속적인 근무환경 개선에 노력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