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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최재학 용인축산농협 조합장, 80억 적자 조합 상호금융 2조5000억 규모로…“결정할 땐 오로지 조합만 생각하려”

“도전 없이 발전도 없어…직원 헌신 조합 성장의 최고의 기폭제”
“전국 1118개 농·축협 중 상호금융 순증금액 13위, 용인 관내 1위”

2013년 80억의 적자와 30여억 원의 임금 체납으로 언제 쓰러져도 이상할 게 없던 위기의 용인축산농협이 현재 상호금융 사업량 2조5000억 원을 달성하며 전국 1118개 농·축협 중 상호금융 순증금액 13위, 관내 1위를 할 만큼 성장을 이뤘다.

성장의 중심에 최재학 용인축산농협 조합장이 있다.

그는 1979년 축협에 입사해 군지부 축산파트 근무가 인연의 시작이다. 1981년 축협 중앙회가 생기면서 본격적으로 축협 미래의 꿈을 키운다.

그 시절 축협의 미래 먹거리와 사업 구상 등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를 건의해도 조합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채택되지 않는 현실에 그때부터 ‘언젠가는 내가 조합장이 되어 협동조합의 이상 가치 실현을 해보리라’ 마음먹는다.

2013년 조합장 당선 후 80여억 원 손실이 있는 조합에 대해 불안함은 없었는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최 조합장은 자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최재학 용인축산농협 조합장이 앞으로 해야 할 일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용인일보)
최 조합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축협 직원 경력으로 조합에 대해 잘 알고 있었고 준비가 되어 있었기 때문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고 있었다.”

특히 “직원들의 성향을 잘 파악하고 있었기에 적재적소에 직원들을 배치했고 상벌제를 활용해 때로는 엄하게 때로는 포상으로 격려하며 노력했다. 뼈를 깎는 아픔으로 직원들의 마음에 상처도 많이 줬지만, 그 노력으로 기반을 닦는 데까지 4년이 걸렸다”고 했다.

▲조직의 재구성과 경영정상화.

그에게 잊을 수 없는 가장 마음 아픈 일은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금융마케팅팀’을 신설할 때였다. 그 당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신설된 팀으로 그 직원들은 보험설계사들처럼 외부영업이 핵심 업무였다.

그런데 “곧 망할 조합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으니 얼마나 무시를 당했겠나...가는 곳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우리가 안정적인 조직이었다면 직원들이 저런 수모를 당하지 않을 텐데 하는 생각에 정말 마음이 아팠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경영성과를 위한 특단의 조치.

부실한 축협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사업보다는 신용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그는 취임 첫 시무식에서 직원들에게 공언(公言)했다고 한다.

12개의 지점 중 하위 2개 그룹 지점장은 단 2년간 기회를 주고 2년 연속 하위일 때는 인사 조처를 단행했다.

“직원들의 모멸감이 컸을 겁니다. 그러나 조합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는 최 조합장. 이런 뼈아픈 과정을 거치며 용인축협은 성장했다.

▲결정의 순간엔 오로지 조합만 생각.

기업의 최고 경영자는 최선의 의사 결정을 내려야 한다. 조합장도 마찬가지다.

“상벌에 따른 직원의 인사조처는 너무 어려운 결정이다. 이런 인간적 고뇌와 조합을 일으켜야 한다는 의무감이 상충할 때는 내가 왜 조합장이 됐는지 생각한다. 개인의 인격 존중도 중요하지만 조합원들이 나를 조합장이라는 중책을 맡기신 이유를 알기에 조합을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상황이 가장 힘들었다.”

힘들 때마다 이런 마음을 다잡게 한 것은 3대 조합장인 남기성 조합장의 영향도 크다고 한다.

취임 후 남기성 조합장이 찾아와서 “자네는 이 조합을 살릴 수 있겠지, 꼭 살려주게”라는 말씀을 하셨다며 “얼마나 안타까웠으면 저런 말씀을 하실까”라는 생각을 하며 “개인보다는 공인의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직원들에게는 매우 지독하게 한 것 같다”며 소회를 밝혔다.
 

 


▲도전이 없으면 발전도 없다.

최재학 조합장의 경영철학은 ‘도전은 계속하되 경영은 투명하게’이다.

그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조합은 조합원이 추앙받고, 주인 행세할 수 있고, 조합원에게 필요한 사업을 하며 조합원에게 경제적 혜택과 충분한 복지 혜택을 줄 수 있는 조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업이 잘되어야 하고 미리 앞서가는 사업 구상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는 매일 아침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상임이사포함 팀장들과의 티타임을 가진다.

여기서 많은 대화가 오간다. 금융환경의 미래, 대외경제 동향 종합 분석 및 앞선 전망, 조합의 핵심적인 문제 등을 다루며 서로 소통하며 공감대를 형성하여 시스템화를 정착시키려 노력한다.

그 결과는 1974년 설립 당시 15평 세를 얻어서 시작했던 축협이 40여 년 만에 신청사를 착공하여 2024년 완공으로 50주년에 맞춰 입주하게 된다.

도전정신과 성취감으로 80억의 빚을 상호금융 사업량 2조 5000억의 성과로 경영혁신을 이룬 최재학 용인축산농협 조합장. 그의 경영철학이 담긴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안정을 추구하다 보면 정체하게 된다.”

“경제단체는 계속 성장하지 않으면 퇴보한다.”

끝없는 도전정신으로 또 어떤 성과를 이뤄낼지 최재학 조합장과 용인축산농협의 내일이 기대된다.